데카르트
이성주의는 지식과 사유의 원천을 이성으로 보고, 도덕적 판단과 행위의 근거를 이성에서 찾는 사상이다. 근대 이성주의의 기초를 닦은 데카르트(Descartes, R., 1596~1650)는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진리를 찾고자 하였다. 그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명제를 확고부동한 진리로 보고 이를 제1의 원리로 삼아 다른 진리를 연역해 나갔다. 스피노자는 데카르트의 뒤를 이어 이성주의를 더 철저히 발전시켰다.
스피노자가 본 자연과 개별 사물
스피노자는 인간이 최고의 행복에 이를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의 다른 사물로부터 끊임없이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인간의 행복을 탐구하려면 인간을 포함한 자연 만물을 이해해야 하고. 자연 만물은 그 궁극적인 원인을 인식해야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스피노자는 자연 만물의 궁극적인 원인을 신으로 보고, 신을 이성적으로 인식하고자 노력한다. 그는 신을 자연 바깥에 존재하는 초월적 창조자가 아니면 자연 그 자체로 본다. 신, 즉 자연은 존재하는 유일한 실체이며, 자연의 개별 사물은 하나의 실체가 보여주는 여러 가지 모습인 양태이다. 그리고 실체는 자기 본성에서 필연적으로 움직이므로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원인과 결과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스피노자는 자연의 모든 개별 사물을 신의 양태, 혹은 신의 표현으로 본다. 따라서 개별 사물은 신의 힘을 일정한 정도로 지니는데, 이 힘은 각 사물의 자기 보존 노력으로 나타난다. 이성을 지닌 인간 역시 자기 보존의 노력을 기울이는 자연의 한 부분으로서 자기 보존에 유익한 것은 선으로, 해로운 것은 악으로 여긴다.
정념의 속박과 최고의 행복
스피노자에 따르면, 정념에 속박된 사람은 외부 원인에 휘둘리며 수동적인 삶을 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신에게 좋은 것을 안다 하더라도 그것을 못할 수 있다. 스피노자는 이러한 정념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살고자 우리의 이성을 계발하고 이성에 따르는 삶을 살 것을 주장한다. 그리고 외부와 좋은 만남을 가지면 이성적 삶을 더욱 증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스피노자는 자연의 필연적 인과 관계를 인식할 떄 최고의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해 인간은 이성을 온전히 사용하여 만물의 궁극적 원인인 신, 즉 자연으로부터 사물이 발생하는 질서를 파악함으로써 최고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 자신을 이해할 때, 신이 우리를 통해 신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신과 우리가 하나이며 자연의 모든 존재가 신을 매개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처럼 스피노자는 모든 것을 이성적으로 관조하는 데서 최고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본다. 이처럼 이성을 통한 지식 추구와 이성적인 삶을 중시한 스피노자의 사상은 이후 칸트의 윤리 사상에 큰 영향을 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