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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 사상의 전개:노자와 장자

노자의 사상

제자백가 가운데 노자와 장자의 사상과 그에 동조하는 사상적 흐름을 도가 사상이라고 한다. 노자와 장자로 대표되므로 노자사상이라고도 한다. 노자는 도를 매우 중시하여 도를 통해 이 세계를 설명하려 한다. 도란 우주 만물의 근원이나 변화 법칙을 뜻한다. 도는 일반적인 개념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도는 돌이나 나무와 같이 어떤 형상을 가지고 있지 않고,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자는 말해질 수 있는 도는 참다운 도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도는 사유나 감정을 가지고 무엇을 조작하지 않으므로 무위라고 한다. 그래서 노자는 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다고 주장한다. 즉 천지도 도를 본받아 인간적인 덕목을 가지지 않는다고 본다. 노자에 따르면, 세상이 혼란한 원인은 세상 사람이 도에 관해 모르고, 도를 따르지 않으며, 도에 맞지 않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노자는 도에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하는 것을 유위라고 표현한다. 유교에서 주장하는 인과 같은 덕목도 유위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으로, 혼란의 원인이 된다. 왜냐하면 도의 무위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노자는 인위적인 것을 부정적으로 본다. 노자는 유위에 의한 문명이 인간과 만물의 본성을 왜곡하여 일어나는 개인과 사회의 도덕적 문제를 무위자연의 방법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무위자연이란 인위를 행하지 않고 자연에 따르는 것으로, 노자가 말하는 자연은 곧 도이다. 노자는 도는 항상 인위 조작이 없다고 하며, 인위가 없을 때 자연이 왜곡되거나 변형되지 않고 발휘될 수 있기에 오히려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는 모든 사람은 인위 조작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본래 갖추어져 있는 본성에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노자는 자연에 따르는 삶의 모습을 물에 빗대어 설명한다. 그는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며 물은 낮은 곳에 머물면서 만물을 이롭게 하고 남과 다투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자연에 따를 것을 주장한 노자는 어떤 문학적인 가치보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질인 생명이 중요한다고 본다. 그는 생명 중시라는 이상을 실현하고자 이상적인 경지로서 소국과민을 제시한다. 소국과민은 적은 인구가 있는 조그만 국가에서 모든 사람이 가식 없이 자신의 본성에 따라 편안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노자는 이러한 이상적인 경지에 도달하려면 무위의 다스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무위로 다스리면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장자의 사상

장자는 노자의 사상을 계승하면서도 개체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는 도의 관점에서 보면 만물에 우열이 없다는 제물을 주장한다. 장자에 따르면, 만물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취향이나 관점도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만일 동일한 취향이나 관점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인위적으로 조작된 것으로, 진실한 취향이나 관점이라 할 수 없다. 이는 곧 만물은 모두 상대적이고, 단지 주관적인 방식으로만 판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옳고 그름은 객관적인 관점이 아니라 자기의 관점에서만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것은 객관적으로 옳고 그름이나 비교를 벗어난 상태에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도의 관점에서 보면 모두가 동일하고 그러므로 완전하게 평등하다.  장자는 절대적인 시비의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 시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주장한다. 이것이 바로 소요유이다. 소요유는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는 편안한 산책이란 의미로, 모든 사람은 각자 타고난 본성과 능력에 따라 유유자적하게 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자는 소요유와 같은 자유로운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인위 조작으로 된 것을 덜어 내는 수양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수양으로는 좌망과 심재가 있다. 좌망은 마음속에서 인위 조작으로 된 것을 지우는 훈련이고, 심재는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이다. 장자는 좌망과 심재의 수양으로 모든 인위 조작적인 것이 사라지면 도가 드러난다고 하는데, 이를 허실생백이라고 한다. 마치 빈방으로 햇빛이 드는 것처럼 빈 마음에 진실이 드러난다는 의미이다. 장자는 이러한 방법만이 인간의 질곡을 해결하고 진정한 사회의 태평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자신의 주장을 현해라고 부른다. 세상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옳고 그름에 묶여 마치 거꾸로 매달려 있듯이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것을 풀어 주는 사상이란 의미이다.

 

도가 사상의 영향

절대적인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 대부분은 도가 사상에 커다란 매력을 느꼈다. 또한 도가 사상은 강압에 저항하거나 권위적인 주장을 해소 혹은 약화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아울러 현실과 다른 추상적인 사유를 하는 사람에게 상상력을 제공해 주기도 하였다. 한나라 말기 이후 사괴가 혼란해지고 강압적인 통치가 이루어지자 도가 사상은 커다란 빛을 발하였다. 죽림칠현은 도가의 사유에 매료되어 현실을 벗어나 숲 속에서 자유로운 삶을 누리고자 하였다. 한편 도가 사상은 새로운 사유를 추구하였던 위진 현학의 중요한 원천이 되었고, 후일에는 서양의 자유와 평등사상을 해석하거나 받아들이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도가 사상은 예술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자연스럽고 소박한 아름다움인 천진, 소박 등을 중시하는 예술 이론은 도가 사상에 연원을 둔다. 또한 소요유 같은 고아의 이상적인 경지에 대한 동경을 담은 예술 작품은 동양 사회 전반에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