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주의의 특징
실존주의는 인간의 본질을 이성에서 찾던 기존의 사상과 달리 개인의 자유와 책임, 주체성 등을 강조하는 사상이다. 실존이란 본질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상황에서 항상 스스로 결단해야만 하는 개인을 의미한다. 실존주의는 인간에게 고정된 본질이 있다거나 자신의 본질을 실현해야 한다는 생각을 부정한다. 실존주의에 따르면, 개인은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원리가 아니라 자신의 주체적 결단으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주체적 삶을 살아가야 한다. 실존주의의 선구자인 키르케고르는 실존적 상황에서는 오직 주체성만이 답을 줄 수 있으므로 '주체성이 진리'이며 '진리는 주관적'이라고 주장한다. 키르케르고에 따르면, 인간은 실존적 상황에서 피할 수 없는 선택에 대한 불안을 느낀다. 그래서 인간은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체적 결단을 회피하면서 절망에 빠지게 된다. 키르케고르는 이런 절망을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부른다. 그는 이 상황에서 인간이 자신을 신 앞에 선 단독자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신을 믿고 따르리라 결단할 때 불안과 절망을 극복하고 비로소 참된 실존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키르케고르의 영향을 받은 야스퍼스는 죽음, 고통, 전쟁, 책임 등과 같이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상황을 한계 상황이라고 한다. 인간은 한계 상황에서 경험하는 절망과 좌절을 발판 삼아 참된 자기 실존을 이해할 수 있고, 자신에 대한 참된 경험도 할 수 있다. 또한 개인은 현실에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존재하므로 다른 사람과의 연대를 통하여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실존적 삶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하이데거는 지금, 여기에 있는 현실적인 인간 존재를 현존재라고 한다. 현존재는 자신이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삶의 유한성과 일회성을 깨달음으로써 일상적이고 획일화된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래서 현존재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스스로 묻고 답함으로써 자신의 진정한 실존을 성찰한다. 다시 말해 인간은 자신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기획하고 창조함으로써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사르트르는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사물과 달리 그 본질이 미리 결정되어 있지 않다. 사르트르는 인간의 본질을 정해 줄 신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인간에게는 마땅히 실현해야 할, 미리 결정된 본질이 없다고 본다. 인간은 어떤 결정된 목적 없이 이 세계에 내던져진 존재로서 자신의 결단을 통해 자기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창조해야 하는 존재이며, 자유로운 선택과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주체이다. 더 나아가 사르트르는 인간은 자신의 행위를 통해 사회에 참여하므로 사회 문제에도 적극적인 관심과 책임 의식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존주의의 현대적 의의
실존주의는 인간의 개별성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보편적인 도덕규범을 부정할 우려가 있다. 만약 실존주의가 도덕문제를 각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에만 맡긴다면, 보편적인 도덕의 기준이 성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실존주의 윤리는 개인의 주관적 의견이나 판단을 도덕의 기준으로 삼는 주관주의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실존주의는 과학 기술 문명과 대중 사회 속에서 개인의 존재 의미를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자기 삶의 가치를 회복할 것을 제안한다. 다시 말해 실존주의는 개별성을 상실한 획일화된 삶이 아니라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한다. 다음으로, 실존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새로운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실존주의는 인간이 본질을 실현함으로써 존엄한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실존적 삶을 사는 현재의 자신이 존엄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실존주의는 상호 존중과 연대의 의미를 일깨워 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나와 마찬가지로 존엄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이 자신의 존재와 삶에 꼭 필요한 조건이라고 강조하기 때문이다.